안나카레니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기로 한지 1달,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었지만 안나 카레니나는 그들중 시사하는 바가 많았던 책이였다. 안나 카레니나는 기본적으로 2개의 큰 내용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브론스키와 안나의 불륜. 두번째, 레빈과 키티의 사랑과, 레빈의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 이 두가지의 큰 내용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밖에 농노해방, 러시아 혁명 등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고 있지만 위 두가지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다. 

"난 마치 식량을 받은 굶주린 사람과도 같아요. 그 사람은 옷이 찢어졌어요. 부끄럽기도 하겠죠. 그런데 불행하지는 않아요. 이게 바로 제 행복이에요."

안나 카레니나의 남편 알렉세이는 지역의 유망한 정치인이였다. 안나는 평생 귀족으로 남편과 살 수 있었으나, 브론스키를 만나고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20살 연상의 귀족과 사랑이 없는, 즉 연애 없이 결혼한 안나에게 브론스키와의 사랑은 '신세계'였던 것이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그녀는 남편에게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등, 그 시대 러시아 여성한테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거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시대의 부정한 여성은 사회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현대 사회도 그렇게 너그러운 편은 아니지만...).사교계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브론스키에게만 의지하던 안나는 너무나도 불안했던 것이다. 브론스키가 자신을 버린다면 남편에게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홀로 남아야했다. 그런 상황은 안나로 하여금 브론스키에 집작하게 하였고 끝내 브론스키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커져갔다. 브론스키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한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복수하기 위해 끝내 자살을 선택하여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안나 카레니나 뿐 아니라 다른 고전 소설을 보면 불륜을 소재로 하는 책이 많다. 대표적으로 스탕달의 '적과 흑'이 있다. 이 책에서도 레날 부인과 쥘리앵의 불륜 내용이 나타난다. 왜 이런 소재로 소설이 많이 쓰여졌을까? 그 시대엔 연애 결혼 보다는 귀족들의 소개를 통해 결혼이 많이 이루어졌다. 여성들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간접적으로 책을 읽고 사랑이 이런 것인가 하고 환상만 커졌던 것이다. 그래서 그 시대 여성들의 대리 만족(?)을 위해 이런 소설이 유행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JTBC의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라는 드라마였다.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선균은 안나의 본 남편 알렉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안나는 송지효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을 핀건 아낸데 아내가 더 당당한 느낌을 주었다. 물론 드라마가 더 진행 될수록 안나 카레니나같은 면은 좀 줄어들었지만 초반엔 정말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때문이라도 아내와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은 이선균과 알렉세이 둘다 갖고 있었고, 잘못을 했는데 사과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안나와 송지효 둘다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불륜의 결과는 모두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도 갖고있다. '안나 카레니나'나 '적과 흑' 둘 다 불륜 장면이 나오지만,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불륜 방지(?) 소설의 역할도 한게 아닐까. 


레빈과 키티는 안나와 브론스키와는 다른 모습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미 한번 키티한테 차여본 레빈은 시간이 지난 후, 키티의 병이 치료된 후, 다시 구혼하여 결혼하게 된다. 특히 분필로 사랑 고백을 다시 하는 모습에서 현대 커플의 알콩달콩함과 매우 흡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레빈은 키티와 시골로 내려가 결혼 생활을 한다. 레빈은 처음에 자기혐오와 자존감 바닥의 극치를 보여준다. 키티와 결혼을 한 후에도 이 여자는 내가 뭐가 좋다고 결혼을 한거지? 나는 직업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농사꾼에 불과한데? 하지만 키티의 진심어린 사랑을 느끼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의심없이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레빈은 이런 결혼 생활을 하면서, 또한 형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성찰하게 된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그가 느낀 건 사랑보다는 연민이였다. 이런 세상에 태어난 걸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그는 한 농사꾼을 만나서 삶의 의미를 매우 간단하게 깨닫는다. 기독교적인 삶. 선의 실현. 공리주의적 삶의 방식이였다. 대가도, 이유도 없는 '선'을 실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그런 삶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레빈의 삶에 대한 생각은 실제 톨스토이의 사상이 많이 반영되어있다. 그에게 인생은 선에 대한 희구였다. 인생의 의의는 선에 대한 노력에 있고 인생의 목적은 선의 실현이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 각자가 갖고 있는 이성, 신의 활동인 사랑을 통해서 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난 톨스토이의 사상에 찬성한다. 왜냐하면 나도 기독교적 박애주의를 옹호하고, 요즘같은 각박한 세상속에 가장 필요한 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나 카레니나를 다 읽고 난 후, 1800년대 러시아로 여행을 갔다온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톨스토이의 눈으로 그 시대를 직접 바라본 느낌이 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하는 책 안나 카레니나, 살면서 꼭 옆에 두고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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