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녹고 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 바람이 날카로워 창문을 꼭꼭 닫아놓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창문을 활짝 열고 봄 내음을 만끽한다. 추운 겨울 내내 찡그리느라고 주름살이 잡혔던 사람들의 미간엔 이젠 기분 좋은 분위기가 담겨있다. 겨울 내내 미뤄왔던 약속들을 이젠 다시 잡고 있는 것일까, 너도나도 스마트폰 달력을 켜놓는 모습. 이런 사람들 사이에 섞이고 싶지만 역시 난 안 되겠다. 봄이 안 왔으면. 그냥 영원히 얼음이 녹지 않았으면 하고 심술궂은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봄이 그냥 안 왔으면 좋겠다



난 어렸을 적 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잃었다. 밖에 쉽게 나갈 수 없는 신체적 장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내 심리적 상태가 관건이었다. 밖에 나갔을 때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 투병한 벽 안에 갇혀있는 느낌. 평범한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난 뒤, 난 지금까지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계절이 바뀌는 건 창밖을 통해서, 가끔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옷차림을 통해서만 느낄 뿐이었다. 난 항상 외로웠다. 


하지만 그나마 덜 외로운 계절이 있다. 이는 바로 겨울. 혹한의 날씨에 밖에 돌아다닐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실내 활동을 주로 할 뿐. 겨울엔 유독 날 방문해주는 친구들이 많았다. 교회에서 만난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내 외로움을 덜어주는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대부분은 날씨가 춥다고, 얼굴을 찡그리고 불평하며 찾아왔다. 나도 날씨가 참 안 좋다고, 너무 추운 것 같다고 짐짓 공감해주지만, 입가에 퍼지는 미소를 몰래 숨기느라 애를 썼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도 겨울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벚꽃 놀이를 갈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 하는 모습을 보니 나 자신의 모습이 안타까워 종종 눈물을 훔치곤 했다.  

 

나에겐 가장 외로운 계절, 봄

그런 겨울이 이제 끝나고 있다. 봄이 찾아오면 모두가 따뜻해한다. 몸도 따뜻하고 마음도 따뜻한 계절이라고 칭송받는 '생명의 봄.' 내 마음은 이와 반대로 점점 더 썰렁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봄이 안 오냐고 불평을 한다. 3월이 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꽃샘추위냐고. 빨리 나가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온갖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하지만 나에겐 봄이 너무 빨리 다가오고 있다. 최대한 천천히 와주었으면. 나에겐 가장 외로운 계절, 봄 말이다. 언젠간 나 같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일반 사람들처럼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  


봄이 오는 모습을 몸이 불편한 분들의 시각으로 해석해봤습니다. 봄이 왔지만 봄을 느끼기 위해 밖으로 쉽사리 나갈 수 없는 분들. 그분들이 봄의 생명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끔 사회가 도와주는,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알바 좀 구하게 해주시고요 
이모네 식구 좀 어떻게 해주시고
저 남자 친구도 좀 꼭 생기게 해주세요 

누구나 이런 소원을 빌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소원.  찔리는 사람은 꼭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다 당신이 내년엔 이런 소원을 안빌 수 있게끔 당신의 문제를 '진단' 해주려는 것이니까. '네가 뭔데 날 진단해'라고 무시하지 말고 한 번 읽어봐라. 도깨비가 아니라 진짜 애인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 소원 비는 당신의 모습? 출처:tvN

당신은 왜 몇 달간, 아니 몇 년간 '솔로'인 것일까? 사귀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사귀는 거라고? 더 좋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그래, 당신의 선택을 존중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로는 앞으로도 사귀기 힘들 것이라는 슬픈 앞날이 보인다. 왜 당신은 저 소원을 매 해 변함없이 생일 때마다 하고 있는 것일까. 


자기 관리를 안 한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그냥 편한 옷 입고, 화장은 귀찮고. 혹시 당신 이야기 인가? 그럼 반성하라.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으로는 절대로 이성을 사귈 수 없다. 당신 남자/여자 친구가 맨날 과자 먹고, 운동복 입고 화장도 안 하고 다닌다고 생각해보라. 정말 그런 사람과 사귈 수 있겠는가? 당신이 애인을 만들고 싶으면 자기 관리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은 다른 것들도 꼼꼼히 잘 할 것이라는 '후광효과'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기 관리부터 시작하는 게 솔로 탈출의 첫 계단이다. 


사람을 많이 안 만난다


사람을 만나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동아리는 일절 안 하고 학교를 그저 '출퇴근'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틀렸다고 하는 게 아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애인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외향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게 사실이다.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 저자 서은국 교수는 인간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그 무리 안에서 자신의 짝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몸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인간관계 안에서 예민하다는 것뿐이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닐 것이다. 그러니 내성적인 사람들은 좀 더 노력을 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솔로 탈출도 할 수 있으니까. 


귀찮아한다


외로워서 징징대는 친구들을 우린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미팅이나 소개팅을 주선해주겠다고 하면 대답은 대체로 '귀찮아', '돈 아까워' 이런 반응이다. 하도 징징대서 소개하여준다니까 돈이랑 시간이 아깝단다. 정말 답답할 뿐이다. 연애를 하고 싶으면 어느 정도 '희생'은 필요하다. 자신의 '짝'을 찾는 건데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찾아오겠는가? 심지어 썸 타는 것도 귀찮아서 연애를 안 한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은 아마 연애를 시작한다고 해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왜냐하면 연애는 썸탈 때보다, 소개팅할 때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 지금까지 당신이 연애를 못하고 있는 이유가 귀차니즘에 빠져서인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환상에 빠져 산다


혹시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고 있는가? 신데렐라를 기다리고 있는가? 꿈 깨라. 당신한테 왜 백마 탄 왕자 또는 신데렐라가 찾아오겠는가. 당신은 결국 당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있다. 미래 자신의 '짝'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당신을 눈멀게 만들어 좋은 기회도 놓치게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눈을 뜨고 현실을 바라보자. 환상에 빠져 살면 살수록 현실은 비참해질 뿐이다. 


자기 자신을 진단하고, 변화시켜라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사랑을 사랑으로 느낄 수 없다.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 자신조차 모르면서 상대를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니체가 한 말이다. 애인을 만들고 싶다면 나 자신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자기 자신을 탈피하고 새로운 '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자/남자 친구 만드는 것도 경쟁이다. 누가 자기 자신을 빨리 변화시키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올해는 모두 건승하길 바라며.



초코칩 쿠키 봉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갑자기 단 게 먹고 싶어 졌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한 참을 망설이다가 고른 초코칩 쿠키. 옛날엔 종류도 많지 않았는데 뭔 초코칩 쿠키가 이렇게 다양한지. 양 많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을만한 걸로 골라다가 계산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과자 봉지를 뜯고 3 조각 정도 먹었을 때, 포장지를 잘 말아서 밀봉시킨 다음 서랍 속에다가 넣어놨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계속 먹을까 봐. 한 조각당 얼추 칼로리가 140kcal 정도 되는데 다 먹었다간 지금까지 한 다이어트가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았다.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아껴먹어야지.


무한히 먹을 수 있을 거 같은 쿠키

서랍 속에 남은 과자를 넣어 놓으면 잠시 후 과자의 존재를 잊는다.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단 게 먹고 싶어 지는데, 그때 남은 초코칩 쿠키를 떠올리면 '땡잡은' 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초코칩 쿠키 한 봉지를 아껴먹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과자를 아껴먹다 보면 어느새 드는 착각. 서랍 속에서 초코칩 쿠키가 무한하게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다. 초코칩 쿠키의 개수는 20조각으로 정해져 있고, 난 20조각을 조금씩 나누어 먹고 있었던 것뿐이다. 결국 서랍 속에 손을 넣었지만 과자 부스러기만 만져질 날이 올 걸 인정하긴 싫지만 애써 부정하진 않는다. 


친구의 호의도 꺼내먹기만 하면 언젠가는 떨어진다

알게 모르게 과자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안에서도 난 사람의 마음을 서랍 속에 넣고 조금씩 꺼내먹고 있던 게 아니었나 불현듯 걱정이 들었다. 무심하게 잊었다가 생각나면 조금씩 까먹는 행위. 조금씩 호의를 부탁하면 무한히 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랍 속 초코칩 쿠키처럼, 계속 꺼내먹기만 한다면 친구의 인내심과 나에 대한 호감이 다 떨어질 날이 올 것이다. 나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언제 친구와 멀어질지 모르는 것이다. 어느 날 정말 친구가 그리울 때, 서랍 속에서 꺼내듯 편하게 볼 수 있는 친구가 다 떨어지고 없다면, 인생 살 맛 안 날 것 같다. 


먼저 채워주고 아껴서 받자

당신의 인간관계는 어떤가? 당신의 친구를 그저 맛있으니까 아껴먹는 초코칩 과자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곰곰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꺼내먹기만 하지 말고 당신의 과자로 계속 채워주자. 인간관계에는 어느 정도 'give and take'가 있어야 유지된다. 서랍 속을 당신의 사랑으로 채우고, 그 사랑을 조금씩 돌려받는, 그런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드름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어김없이 추운 날 아침, 길을 정신없이 걷다가 무심코 쳐다본 편의점 창문틀 끝에 얇은 고드름들이 매달려 있었다. 웬일로 올려다보지 않아도 될 곳에 고드름이 열렸나 의아했다. 일반적인 고드름이라면 높은 처마 밑에 매달려서 딸 엄두도 않났을텐데. 중력이 존재한다는 단적인 증거인 고드름. 적당한 날씨와 온도가 있어야 열리는 고드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긴 힘들다. 누군가 다 없애버리는지. 맑고 빛나는 겨울의 샹들리에. 바라보기만 해도 어렸을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난 어렸을 때 참 고드름을 좋아했던 것 같다. 겨울이 오면 눈보다도 고드름 열리는 것을 더 기다렸을 만큼 고드름을 무척 사랑했다. 오죽했으면 가족들 사이에서 내 별명이 '고드름 사냥꾼'이었을까. 길을 걷다가 고드름이 보이면 아버지에게 고드름을 따달라고 징징댔었다. 왜 난 그렇게 고드름을 좋아했을까. 내 손에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열리는 고드름은 어린 나에게 일종의 '동경'을 자아냈던 것이다. 유리 조각처럼 예쁜 고드름은 반짝거리는 거라면 소유하고 싶어 하는 꼬맹이의 욕심을 부추겼고 이런 욕심은 고드름을 향한 애정으로 변질되었다. 어쩌다 딸 수 있는 높이에 고드름이 열리면 그야말로 '땡잡은 날'이었다. 적당한 크기의 고드름을 딴 뒤, 동생과 고드름 칼싸움을 즐겼다. 세게 치면 부서질게 뻔했기 때문에 살살 칼싸움 시늉만 했었다. 실컷 가지고 논 뒤엔 부담 없이 땅에 버리고 갔다. 어차피 녹아서 자연으로 돌아갈 테니까. 고드름은 겨울이 나에게 선물해준 친환경 장난감이었다.


이런저런 고드름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을 하며 편의점 창문에 생긴 깨끗한 고드름을 따려는 순간, 뒤에서 아이들이 떠들면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겨울의 선물은 나에게 온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온 것일 거야'라고 생각하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겨울이 주는 선물을 잘 받았을까 하고 그리고 살짝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고드름을 따서 신나게 칼싸움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15년 넘게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오늘 드디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15번째 보았다. 이젠 재미로 보는 게 아니라, 노스탤지어에 빠져보는 해리포터. 


난 해리포터를 어렸을 때부터 참 좋아했다. 처음 해리포터를 접했던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와서 발견한 엄마가 사놓으신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11살 때에는 호그와트에서 입학 통지서가 날아오진 않을까 하고 기대감에 우편함을 확인하곤 했다. 나무젓가락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동생과 마법 대결 놀이를 하곤 했던 철없던 초등학생. 그 철없는 초등학생이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도 해리포터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다. 해리포터 영화뿐만 아니라 책도, 그것도 '원서'로 수십 번은 읽었다. 해리포터 '본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번역본은 과감히 책장에서 치웠다. 일본 여행을 가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해리포터 구역을 제일 먼저 방문했다. 그리고 구매한 기념품은 '호그와트 비밀지도'와 마법 지팡이 모형. 


하도 해리포터 영화를 보다 보니까 이제 소리만 들어도 어떤 장면인지 예측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학교 1학년 때, 라섹을 했었다. 라섹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1주일간 책도 못 읽고, 스마트폰도 보지 못한다. 초점을 맞추지 말라나.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소리로만 듣는 것이었다. 소리만 듣고도 이해가 되는 영화는 나에게 해리포터가 유일했다. 1주일간 눈을 감고 해리포터 전편의 소리만 들었다. 기차가 움직이는 소리, 해리가 말하는 소리만 들어도 어떤 장면인지 마법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나는 왜 그렇게 해리포터를 좋아했을까. 다른 아이들이 좋아 죽는 애니메이션보다 좋아했던 게 해리포터 시리즈였다. 아마 어린 나이에 현실도피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난 학원을 7개씩 다닌, 소위 말하는 범생 이중에 범생이였다. 수학학원부터 시작해서 태권도, 바둑학원까지. 가기 싫다고 떼를 쓰진 않았으나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이런 틀에 박힌 생활을 탈출하고 싶었던 철없던 초등학생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집을 탈출하고,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해리의 모습을 보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 게 아닐까? 


다 큰 성인이 된 지금도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아직 현실을 도피해 호그스미드에서 버터 맥주 한 잔 기울이고 싶은 심정이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남아있는 거 같다. 내가 해리포터가 너무나 보고 싶을 땐, 마치 먼 외국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향수병에 걸린 것만 같은 느낌이다. 몇 번을 다시 봐도 해리, 론, 헤르미온느는 날 호그와트에서 반겨준다. 덤블도어 교수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로 날 바라본다.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호그와트. 각박한 현실 속에서 이런 훌륭한 도피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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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평이 2월 1일자 국방일보 15면에 실렸습니다

그냥 한 번 보내봤는데 운 좋게 실렸네요. 

제가 썼던 글 좀 짜깁기 하긴 했는데..ㅎㅎ 앞으로 더 좋은 서평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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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방송한 청춘 FC에서 안정환이 한 말이다. 




“아깝지 않냐 이 기회가? 네 목숨이 달린 문제야. 자신을 속이지 말고 자신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마라. 그것만큼 나중에 후회되는 게 없다.”


돌이켜 봤을 때, 내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 삶. 두 번 똑같이 살아도 후회가 없는 삶. 그런 삶을 살기위해서는 현재 내 자신에 집중해야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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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A36, 구의역 1번 스크린 도어부터 15번 스크린 도어까지 수리하도록"

"알겠습니다"


나는 기계 수리 시스템이 전문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인공지능 로봇이다. ABC메트로는 2037년부터 스크린 도어 수리나 각종 위험한 작업들에는 인공지능 로봇 투입을 원칙으로 삼고있다. 수많은 인명 사고가 발생한 뒤 꺼낸 최후의 카드였다. 나같은 인공지능 로봇들이 2기 1조로 구성되어 스크린 도어 수리를 맡는다. 우린 인간과는 다르게 지칠 걱정도 없고, 화를 내지도 않는다. 그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할 뿐. 


오늘 부여된 임무, 1번 스크린 도어부터 15번 스크린 도어까지 수리하는 것을 수행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1번 스크린 도어 앞에서 내 파트너 인공지능 로봇을 찾기위해 주위를 탐색했다. 나보다 신형일까 구형일까. 구형이면 임무 완료 시간이 더 늦춰지겠군. 


"너가 내 파트너 로봇이군. 잘 해보자. 내이름은 김덕수야."

"...?"


A37, B28도 아니고 김덕수? 틀림없이 사람이었다. 로봇만 쓰기로 규정이 된 곳에 사람이라니. 내 카메라 센서가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센서 검사를 해보았지만 나에게 문제는 전혀 없었다. 분명히 인간이다.

 

"놀라지말라구. 요즘 돈 벌이가 궁해서 로봇일도 부업으로 하고 있어. 인공지능 로봇 한 대가 좀 비싸야지. 회사 측도 로봇으로 풀 티오를 채우긴 힘든가봐. 부족한 로봇 티오 메꿀라고 사람을 구하기도 하더라고. 그리고 페이가 좋아." 


인간이 로봇과 같은 속도와 효율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리가 없다. 차라리 A24와 같은 구형중의 구형 로봇이 훨씬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하는 업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역시나 김덕수는 업무를 시작한지 3시간만에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분 뒤 찾아온 로봇 충전시간. 김덕수는 호주머니에서 차가워보이는 김밥 한 줄을 꺼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로봇일을 인간이 하다니. 너무 무리다. 위험하다."

"10년 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했어. 그리고 돈도 쥐꼬리만큼 줬었지. 아직은 할만해. 집에 아픈 어머니랑 만삭 아내도 있는 마당에 내가 가릴게 있겠니. 로봇이 내 상황을 이해해줄 순 없겠지만..일이나 하자."


아직 9번 스크린 도어도 못 고친 상황. 이 정도 속도로 일을 한다고 가정하고 남은 시간을 계산해 보니 정확히 7.8시간이 남았다. 이 인간, 버틸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자 우려와는 다르게 김덕수는 능숙하게 일을 해내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김밥 하나 먹고 저런 효율을 낼 수 있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김덕수는 일하는 중간중간 호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봤는데 무슨 사진인지는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수리 도중 중요 부품 하나가 선로에 떨어진 것. 열차가 역에 진입하기 까지는 3분이 남은 상황이었다. 


"곧 있으면 열차가 들어온다. 그냥 포기해라."

"야, 저거 부품 하나가 100만원짜리야. 로봇은 못 물어내니까 나한테 덮어씌울게 분명하다고. 기다려봐 주워올테니까."


선로에 뛰어내린 김덕수는 부품을 주웠다. 그리고 부품을 한 손에 들고 나를 향해 씨익 웃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열차소리. 이제 올라와야 한다.


"뭐하고 있냐. 빨리 올라와라. 열차 온다."

"아, 선로로 뛰어내릴 때 발목이 부러졌나봐. 못 걷겠어."

"위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덕수의 몸이 공중에 붕 떴다. 3분이 다 된 모양이었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역을 채웠다. 그리고 잠시 뒤, ABC 메트로 관계자로 보이는 덩치 큰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에이씨, 재수 옴 붙었네. 괜히 사람을 써가지고. 청소하기도 귀찮게 이게 뭐야."


메트로 직원이 투덜댄다. 로봇처럼 일하고 가족을 부양하던 김덕수, 그는 무엇이었을까. 도무지 로봇인 나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머릿속 사전을 검색해보았더니 유사 단어들이 검색됐다. '초인', '슈퍼맨'. 그런 슈퍼맨은 이제 검은 봉투 속에 담겨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예전에 VANK 활동하다가 만들었던 에티오피아 홍보 영상. 중학교 때 만들었던 건데 정말 추억 돋는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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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라샤펠 사진 전시회를 다녀왔다. 전시회는 다녀본적이 없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가게 되었다. 라샤펠의 사진은 사진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잘 이해가 되었다. 예술은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되는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예술은 예술가의 이기적인 모습이다. 라샤펠의 사진들은 작가의 의도가 깊숙이 숨겨진 사진들이 아니라서 보기 편했다. #데이비드라샤펠 #사진 전시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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