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TV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라이브 방송을 이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2015년도 9월에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기능을 활성화시켜줬다가 점차 일반인으로 그 범위를 확대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OOO님이 생중계 중입니다' 라는 멘트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 페이스북에선 다양한 라이브 영상들을 접할 수 있는데,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게임 생중계 방송이다. 게임 생중계 방송을 보는 사람들을 보고 '한심하다', '시간 낭비다'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지만 정작 할 시간은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게임 생중계 방송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생중계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혼자 게임하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게임 방송으로 유명한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에서 게임 방송을 생중계 하던 시절, 시청자가 몇십만을 육박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만큼 게임 생방송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뉴스 현장 생중계 방송이다. 토요일마다 촛불집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시점, 참여는 하고 싶으나 시간상,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과거에는 집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얼마만큼 사람이 왔는지 궁금해도 실제 집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간략하게 뉴스로만 확인할 수 있었지 실감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촛불집회 시간만 되면 각종 언론사가 페이스북으로 집회 현장을 생중계한다.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채팅창으로나마 집회 참여자들을 응원할 수 있게된다. 그리고 굳이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뉴스 현장을 생중계 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한마디로 누구나 기자가 되어 '특종'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된 것이다.
세 번째, 스타들의생중계 방송이다. 평소에 소통이 힘들었던 스타들과 채팅창을 통해 질의응답을 나누는 기회를 갖게됨으로써 베일에 쌓여있던 연예인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연예인들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더 끌어모을 수 있게 되며 신곡이나 새로운 영화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걸그룹 '우주소녀'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신곡 발표 전 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의 유용한 점은 짧은 시간동안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으면 그 좋아요를 누른 사람의 친구들에게까지 라이브 영상이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유통이 어떤 수단보다 빠르다. 하지만 페이스북 라이브의 필터링 시스템이 현재까지 미비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불쾌감을 주는 라이브 영상이 자신의 뉴스피드를 더럽힐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누군가를 폭행하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 한다던지, 자살하는 장면을 생중계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자아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생중계 장면을 보고 경찰들이 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시간에 신고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중계 과정에서 중계자 본인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물론 페이스북에서 필터링 시스템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고를 하더라도 신고 접수 후, 방송 정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보인다.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신고를 해야할 시간에 페이스북 라이브를 켜서 생중계를 하는 모습은 페이스북 라이브 중독의 씁쓸한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사람들은 온라인 상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 분명 페이스북 라이브엔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충동적인 라이브 영상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불쾌감을 호소한다면, 이는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부적절한 컨텐츠의 라이브 중계에 대한 필터링을 강화시켜야 한다. 기존에 '아무나' 방송을 할 수 있었던 시스템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1차적인 기준이 존재해야 할 것이다. 간단한 신청서 접수를 통해 신청서가 통과된 사람들만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조정한다면 수많은 불쾌감을 주는 충동적인 라이브 방송은 훨씬 덜하게 될 것이다. 신청서를 따로 작성해야한다면 사고 현장을 빠르게 중계할 수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사고 중계는 기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쓸데없는 '영웅심리'는 버려두길 바란다. 간단한 신청서 작성이라는 필터를 통해 수많은 이용자가 존재하는 페이스북에서 불쾌감을 주는 라이브 방송을 조금이나마 차단할 수 있다면, 이는 큰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일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라이브 영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합리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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