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내용물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활동으로 물론 지능이 높아지는 건 기대할 수 없다. 나도 뇌가 굳는다는 말을 믿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고 '학습' 한다는 것은 뇌의 구조를 바꾸는 행위가 아니라, 뇌를 의미 있는 것들로 채워나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런 '채워나가는' 행위는 암기를 통해 가능하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는 그냥 읽고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자기계발서를 읽고 '오 멋진 말들이네' 하고 책을 치워버린다면 이는 정말 의미없는 '피상적인' 독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감명 깊었거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만한 구절들을 기록하고 암기한다면, 분명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 떠오를 것이다. 여기서 암기는 그냥 영어 단어 암기하듯이 외우는 그런 식이 아니다. 읽은 책의 내용과 상응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상황을 함께 기억하면서 머릿속에 '각인'하는 행위이다. 당연히 암기를 한다고 가치관이 바뀌거나 뇌 구조가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자신의 선택에 도움을 줬다면 그것만으로도 독서가 내 자신의 내용물을 변화시킨 것이라 믿는다. 책을 읽기 전이라면 그런 선택을 못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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