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약스포 주의!


어제 tvN에서 설 특선 영화로 <히말라야>가 방송됐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기회가 되지 않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맙게도 tvN이 설 선물을 줬다. 

<히말라야>는 엄홍길 대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실화 바탕 영화이다. 대충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엄홍길 대장과 함께 산을 오르던 아끼는 동생 박무택이 있었다. 엄홍길은 원래 좋지 않았던 다리가 더 악화되어 산악에서 은퇴하고 교수로 생활한다. 그러나 어느날 박무택이 자신의 팀원들과 에베레스트에서 하산하던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기상이 워낙 좋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 사망하였기 때문에 시신 수습이 힘든 상황. 엄홍길은 팀을 꾸려서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아픈 발을 끌고 에베레스트로 다시 떠난다. 하지만 기상 상태가 너무 안 좋고, 시신이 무거운 상태라 옮기기가 불가능했다. 결국 산에 시신을 묻어주고 엄홍길은 돌아온다.

<히말라야>를 보면서 엄홍길의 의지를 느꼈다. 황정민이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전달이 잘 된것일지도 모른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프로 산악인으로서 엄홍길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동료를 생각하는 동료애 또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히말라야 16봉을 오르는 것도 대단하지만 난 엄홍길 대장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라는 산을 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거의 산에 '미친' 사람이었다. 가정도 소홀히 할 정도로 그만큼 산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안 좋아서 더이상 산을 오르면 안 된다는 의사의 통보를 받았을 때, 그는 결국 산을 포기했다. 사실 난 의사 말을 무시하고 산에 오를 줄 알았다. 그도 포기하기 전에 망설였다. 지금까지 해 놓은 업적, 아직 해야할 일들을 떠올리며 포기를 망설인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걷는다.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가정을 위해 다른 삶을 시작하는 용기.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기상 상태가 좋지 않고 자신의 팀원들의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수습 자체를 결국 '포기' 한다. 다시 산에 오른 이유 자체가 시신 수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포기한 것이다. 엄홍길은 분명 용감한 사람이다. 수많은 히말라야 봉우리들을 올랐기 때문이 아니다. 포기해야할 때 포기하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대학 입시만 5년, 6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히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오랜 기간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년, 6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우리는 포기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과연 5, 6년동안 수능 준비에 매달리는 장수생들은 공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공부를 제외한 자신의 특기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았을까. 대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분명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이 보인다. 마찬가지로, 취업 준비만 8,9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이렇게 오래 준비해도 취업이 안 되지? 내 길이 아닌가? 고민이 들 것이다. 그렇다. 당신의 길이 아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볼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포기해야할 때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 어떤 것보다 힘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란 사실을 안다. 지금까지 해 놓은 것이 아까울 수도 있다. 주변의 눈이 신경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했을 때, 당신의 가까운 사람들은 야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하고 격려해줄 것이다. 당신이 그 오랜시간 고통받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는 자,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자신을 옭아매는 과거의 집착, 비워내자. 인생 산맥의 '포기' 봉우리를 오르고나면 눈 앞에 끝내주는 경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봉우리를 찾아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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