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줍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웃 집에서 밥 한 끼 얻어먹는 모습. 과거 40년, 50년 전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지금 21세기에 과연 시도해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걱정했었다.  JTBC의 <한끼줍쇼>는 기존의 예능에서 완전히 탈피한 신개념 '식큐멘터리' 예능이다. 강호동, 이경규가 진행하는 다큐멘터리처럼 리얼한 <한끼줍쇼>는 그냥 섭외도 없이 게스트와 함께 무작정 집에 찾아가서 저녁 한 끼하는 예능이다. 나름 파격적인 포맷의 <한끼줍쇼>가 왜 다 비슷비슷하고 서바이벌이 난무한 예능 세계에서 큰 의의를 갖는지 분석해 보았다. 


'소통'하는 예능


<한끼줍쇼>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두 말 할 것 없이 '소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한끼줍쇼>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통이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골목길을 걸어다닌다. 일반 시내를 걸어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이랑 자연스러운 소통을 할 수 있다. 연예인이라고 피해다니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소통하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연예인의 모습이랑은 다른 친근한 이미지를 준다. 밥을 얻어 먹기 위해서는 초인종을 눌러야한다. 긴장한채로 초인종을 눌러서 어설프게 자기 소개를 하는 연예인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알 것 같은 사람들도 자기 소개를 해야할 때가 있구나' 라고 말이다. 한 가정에서 밥을 얻어 먹을 때도 서로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모습에서 <한끼줍쇼>가 얼마나 소통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 


예능에 나레이션? 


보통 사람들은 나레이션을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한끼줍쇼>는 예능에 나레이션을 넣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한끼줍쇼>가 '식큐멘터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끼줍쇼>에서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라고나 할까. 그리고 일반적인 나레이션은 전문적인 사실이나 배경 묘사를 주로 하는데 <한끼줍쇼>의 나레이션은 일반적인 예능의 재밌는 자막을 딱딱한 형식으로 읽는다. 그런 어색한 부조화가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울의 새로움


<한끼줍쇼>는 이경규, 강호동이 길을 걸으면서 진행하는 예능이다. 길을 그냥 걷는 것이 아니다. 걷는 지역의 특징, 이름의 유래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누가 열어줄지 모르는 짜릿함


연예인이 밥 같이 먹자하면 웬만하면 다 열어줄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각자 사정으로 인해 강호동, 이경규와 함께 밥을 같이 못 먹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초인종을 누르면 열어주는 곳보다 안 열어주는 곳이 더 많은게 신기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인기를 누리는 게스트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팬 싸인회를 하면 사람들이 줄을 서는데 밥을 같이 먹자고 해도 안 열어주는 곳이 많으니까. 그리고 누가 살고 있는 지 전혀 모르는 집에 찾아가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하는 것은 무모하지만 시청자들에겐 '랜덤'의 재미를 준다. 평범한 4인 가족이 열어줄 수도 있고, 혼자 사는 사람이 열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밥을 먹을지도 모르는 이런 랜덤함. 시청자들에게 예상을 할 수 없는 '기대'의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각 가정마다 사연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연이 있을 지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끼줍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열어주면 너무나 고마워하는 MC들


한끼줍쇼 답십리 소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아무리 유명한 아이돌이라도 집에 못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 


<한끼줍쇼>를 보면 강호동, 이경규와 밥 한 끼 하는 사람들은 정말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린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2,3년동안 사는 사람도 많다. <한끼줍쇼>는 각박한 우리 사회에 '소통'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한끼줍쇼>는 연예인과 일반인들과의 소통에 끝나지 않고, 가정안에서 가족끼리의 소통도 도와준다. 아들에게 어머니에게 특별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유도한다던지, 어머니에게 아들의 장점을 말해보라고 한다던지 말이다.


<한끼줍쇼>는 이웃과 이웃간의 소통, 그리고 가족 안에서의 소통. 이 두가지의 소통을 강조한다. 서바이벌 예능이 넘처나는 이 삭막한 예능계에 단비같은 리얼리티 예능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꼭 보라. 예능을 본 것이 아니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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