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어디에 살고 있는가? 대다수는 '도시'라고 대답할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좋은 도시의 특징을 주제 삼아서 인문학적으로 건축에 대해 풀어낸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빌딩 숲을 지나다니던 내게 새로운 통찰을 주었다. 저자 유현준은 좋은 도시를 만들어 내기 위한 건축의 조건을 몇가지 설명한다. 

저자는 좋은 도시를 만드는 건축의 조건으로 '걷기 좋은 거리'를 제시한다. 강남, 홍대, 신촌, 가로수길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 주말에는 입추의 여지도 없을 때가 있다. 반면 광화문길, 선릉역은 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무슨 요인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를 보행자와 도시의 속도 차이로 설명한다. 강남, 홍대, 신촌은 보행자가 걷다보면 주변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뀐다. 작은 상권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보행자의 경험도 그에 따라 빠르게 바뀌는 것이다. 반면 광화문이나 선릉은 높고 큰 빌딩이 있다. 아무리 빨리 걸어도 주변 환경은 보행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지 못한다. 그저 높은 빌딩들만 보일뿐이다. 미국의 뉴욕 같은 경우엔 블록이 직사각형이다. 가로는 Avenue라고 부르고, 세로는 Street라고 부른다. Avenue는 폭이 좁아서 보행자가 걸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빨리 바뀐다. 반면 Street는 폭이 길어서 그닥 보행자에게 빠른 경험의 변화를 줄 수 없다. 그래서 미국엔 유명한 Avenue들이 많다.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있는 Avenue들이 생기는 것이다. 

5th avenue new york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New York 5th Avenue, 출처:http://www.marriott.com/

두 번째로는 건물이 지역의 특성을 잘 발휘할 때, 그 도시는 좋은 도시라고 한다. 가장 좋은 예가 그리스의 산토리니이다. 산토리니의 건물들의 모습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재료를 써서 통일감을 자아낸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의 건물은 재료부터 모양까지 제각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가 더러워 보이는 이유가 수많은 간판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간판들을 다 통일 시켰을 때, 진짜 문제는 건물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스 산토리니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리스 산토리니 출처:http://www.travelnb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435

마지막으로 건물들이 자연을 거스르거나,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그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라고 주장한다. 밖에서만 봤을 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봤을 때에도 자연과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다. 컴퓨터 설계가 넘처나는 이 도시에서 햇빛, 바람 등을 고려한, 정말 사람을 위한 건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나는 건축 관련 책은 지금까지 한 권도 읽어본적이 없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내 첫 건축관련 책이다. 그만큼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난데, 이 책은 내가 이해하기 쉽게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서 건축의 중요성과 앞으로 건축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아무생각 없이 도시에서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난 후의 나와 전의 나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 장담한다. 그리고 사소하다고 여길 수 있는 건물들의 구조가 왜 그런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건축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을 알려준 것 뿐만 아니라, 무심코 지나쳤던 내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끔 해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읽기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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