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다. 눈을 뜬 순간 느껴진 것은 적막함과 어둠, 아직 한밤중인듯하였다. 몇 시인지 궁금해 휴대폰을 켰다. 5시 40분. 알람은 6시 10분에 맞춰놓았었는데 30분이나 일찍 일어나버렸다. 이대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할까? 아니면 다시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자려고 애를 써야 하나. 이걸 하기도, 저걸 하기도 애매한 시간. 이런 애매한 시간이 내 삶에 또 있었을까? 생각해보니까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군대에 있을 때 부대 복귀하는 버스 시간이 좀 남았을 때. PC방에서 시간을 때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바로 복귀하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학교 다닐 때에는 수업과 수업 사이 30분의 공강 시간이 이런 애매한 시간이었다. 이런 애매한 시간들, 이런 짧지도, 길지도 않은 지금까지의 시간들을 다 합치면 하루 이상은 나왔을 것이다. 난 그 애매한 시간에 택한 것은 PC방에 간 것도, 복귀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다. 쓸데없는 잡념들과 걱정들. 정말 하지 않아도 될 걱정들로 기분만 나빠지게 한 애매한 시간들이었다. 지금이라도 이 30분 동안 쓸데없는 생각 안 하고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한때 좋아했지만, 지금은 음악이 아닌, 소음이 핸드폰에서 흘러나온다. '사랑보다 먼~우정보다는 가까운...' 벌써 6시 10분이 되었네. 결국 어느 때와 같이 쓸데없는 생각으로 밤과 음악 사이에서 헤맨 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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