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칩 쿠키 봉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갑자기 단 게 먹고 싶어 졌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한 참을 망설이다가 고른 초코칩 쿠키. 옛날엔 종류도 많지 않았는데 뭔 초코칩 쿠키가 이렇게 다양한지. 양 많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을만한 걸로 골라다가 계산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과자 봉지를 뜯고 3 조각 정도 먹었을 때, 포장지를 잘 말아서 밀봉시킨 다음 서랍 속에다가 넣어놨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계속 먹을까 봐. 한 조각당 얼추 칼로리가 140kcal 정도 되는데 다 먹었다간 지금까지 한 다이어트가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았다.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아껴먹어야지.


무한히 먹을 수 있을 거 같은 쿠키

서랍 속에 남은 과자를 넣어 놓으면 잠시 후 과자의 존재를 잊는다.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단 게 먹고 싶어 지는데, 그때 남은 초코칩 쿠키를 떠올리면 '땡잡은' 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초코칩 쿠키 한 봉지를 아껴먹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과자를 아껴먹다 보면 어느새 드는 착각. 서랍 속에서 초코칩 쿠키가 무한하게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다. 초코칩 쿠키의 개수는 20조각으로 정해져 있고, 난 20조각을 조금씩 나누어 먹고 있었던 것뿐이다. 결국 서랍 속에 손을 넣었지만 과자 부스러기만 만져질 날이 올 걸 인정하긴 싫지만 애써 부정하진 않는다. 


친구의 호의도 꺼내먹기만 하면 언젠가는 떨어진다

알게 모르게 과자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안에서도 난 사람의 마음을 서랍 속에 넣고 조금씩 꺼내먹고 있던 게 아니었나 불현듯 걱정이 들었다. 무심하게 잊었다가 생각나면 조금씩 까먹는 행위. 조금씩 호의를 부탁하면 무한히 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랍 속 초코칩 쿠키처럼, 계속 꺼내먹기만 한다면 친구의 인내심과 나에 대한 호감이 다 떨어질 날이 올 것이다. 나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언제 친구와 멀어질지 모르는 것이다. 어느 날 정말 친구가 그리울 때, 서랍 속에서 꺼내듯 편하게 볼 수 있는 친구가 다 떨어지고 없다면, 인생 살 맛 안 날 것 같다. 


먼저 채워주고 아껴서 받자

당신의 인간관계는 어떤가? 당신의 친구를 그저 맛있으니까 아껴먹는 초코칩 과자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곰곰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꺼내먹기만 하지 말고 당신의 과자로 계속 채워주자. 인간관계에는 어느 정도 'give and take'가 있어야 유지된다. 서랍 속을 당신의 사랑으로 채우고, 그 사랑을 조금씩 돌려받는, 그런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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